2022년 8월 말인데도 중국 남부는 39일 연속으로 고온을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남부지방에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백두산에는 8월 26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때 이른 폭설이 내렸다. 중국 전역에서 계속되는 폭염과 가뭄을 해결하고자 드론을 이용한 인공강우 기술까지 활용하고 있다.
1. 2018년 아랍에미리트 인공 비와 2022년 가뭄에 맞선 중국의 인공강우
2018년 1월 아랍에미리트 기상청은 국토 대부분 지역에 내린 비는 지난 이틀간 시도한 인공 강우가 성공한 덕분이라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 기상청은 이틀간 비행기로 여섯 차례 구름씨를 뿌렸으며 이날 아부다비에 일부 도로가 침수될 정도로 강유량이 많았다.
아랍에미리트는 연간 강구량이 100밀리리터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비가 내리지 않는다.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10여 년 전부터 기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인공강우를 시도해 왔다.
2022년 8월 말인데도 중국 남부는 여전히 극심한 폭염과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그가운데 중국 동북쪽의 해롱장성과 백두산에 때 아닌 폭설이 내렸다. 물 부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중국이 인공 강우를 시도하고 있다.
8월 27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남부와 중부 지역 도시인 쓰촨시와 충칭시 등에서 인공 강우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 전역에서 계속되는 최악의 폭염과 가뭄을 해소하려는 조치이다.
인공 강우는 무인기(드론)과 로켓 등으로 구름씨라고 불리는 여러 화학물질을 공중으로 발사해 인공적으로 비가 내리도록 하는 방법이다.
7월 25일 강우 로켓4발을 발사한 충칭에서 8월 7일 처음으로 비가 내렸고 기온도 9.2도 떨어졌다. 8월 25일 인공 강우용 드론 2대를 사용한 쓰촨 성에서도 상당한 양의 비가 내려 가뭄 완화에 효과를 봤다고 보도한다.
중국 남부 충칭시는 낮 최고 기온이 45도를 기록하는 등 유례없는 폭염이 3달간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강우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이라 가뭄 피해도 극심하다.
중부 지역의 젖줄이 6300km의 양쯔강 수위가 157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강물이 마르면서 수백 명의 주민이 식수난을 겪고 큰 배가 다니지 못해 물류에도 지장이 생겼다. 농작물 피해까지 발생해 곡물 수확에도 비상이 걸렸다.
2. 중국의 날씨공정 5년 이상 심혈
중국이 인공지능기술과 무인비행기 드론을 이용한 인공강우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5년 이상의 끈질긴 노력 끝에 필요할 때마다 인공강우를 현실화했다. 날씨 공정을 일상화하게 될 수 있다.
중국의 대표적 정보기술 분야 소식지인 중관춘 온라인에 의하면 ‘중국항공과학기술국’이 이미 2017년 9월과 11월 그리고 2018년 1월 AI 기술을 접목한 기계분무 시스템을 장착한 드론을 띄워 인공강우 비행시스템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특히 드론이 구름층에 냉각제를 뿌릴 때 구름입자들의 결정을 최단시간 내 가속화하는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인공강우의 성공확률과 지속시간을 늘릴 수 있게 되었다.
드론과 인공지능기술을 이용한 인공강우 비행 시스템으로 중국은 항공기와 미사일을 이용한 인공강우의 단점을 해결했다. 드론으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지역적 한계를 극복했고 AI기술로 실시간 통제가 가능하다.
또한 구름씨의 적재량을 최대 50kg까지 늘렸고 비행시간도 최장 4시간에 달해 인공 강우의 효율과 지속시간에서도 과거보다 진일보 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2017년 초 북서부지역의 사막화를 막기 위해 2019년까지 2조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인공강우 연구사업을 승인했다. 상시적인 인공강우를 통해 사막화를 예방하거나 최소한 속도를 늦추기 위한 것이다.
3. 인공 비 원리와 1946년 세계 최초 미국 인공강우 성공
드라이아이스·요오드화 은 등을 구름에 뿌리면 주변 물방울과 만나 무거워져 비가 된다. 가뭄해결뿐 아니라 비가 내리면 중국발 초미세먼지도 씻겨나가기 때문에 최근 해결책으로 주목받는다.
인공강우는 무려 1946년에 이미 성공한 기술이다. 구름이 비를 내리게 하는 원리를 모방한 것이다. 냉장고에서 시원한 물이 든 물통을 꺼내놓으면 물통 표면에 물방울이 맺힌다.
이것은 기체 상태인 수증기가 차가운 물통 표면에 닿아 열을 빼앗기고 작은 물방울이 되는 응결현상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공기중 수증기가 상승하다가 차가운 공기를 만나거나 밤낮의 온도 변화로 열을 잃으면 어느 순간 서로 달라붙어 미세한 물방을 덩어리인 구름이 된다.
구름을 이루는 물방울은 너무나 작고 가벼워서 지상으로 떨어지려면 더 커져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구름씨이다. 소금 입자나 꽃가루 등이 구름 속에 들어가면 주변 물방울이 달라붙어 점점 크고 무거워져서 비가 내어 내린다.
1946년 미국 빈센트 셰퍼 박사가 비행기를 타고 약 4000m 높이로 올라가 구름에 지름 1cm로 잘게 부순 드라이아이스와, 물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는 요오드화은 연기를 뿌렸다.
드라이아이스의 냉기가 공기 중의 수증기와 만나 작은 얼음 알갱이가 만들어졌고, 요오드화은 연기는 얼음 입자를 달라붙게해 눈송이가 쉽게 만들어지도록 도왔다.
이후 많은 나라에서 드라이아이스, 요오드화은, 염화칼슘 등 다양한 인공 구름씨를 로켓이나 비행기로 구름 위에 뿌려 인공강우에 성공했다. 2008년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을 맑은 날씨에 치르려고 구름씨를 실은 로켓을 수십발 발사하여 미리 먹구름을 만들어 내리게 했다.
4. 엄청난 비용이 드는 인공강우 문제점
인공강우를 만들려고 항공기를 이용하면 성공 확률은 높지만 1회 운용에 8억원 안팎의 비용이 드는 데다 기상 변동이 심한 구름층에 진했을 때 정상적인 조종이 어렵기도 하다.
인공강우용 소형 미사일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고 편리하나 인공강우 지속 시간이 1시간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비해 중국이 성공한 드론 인공강우 비행시스템은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한 사례로 평가된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서 지역적 한계를 극복했고 AI 기술로 실시간 통제를 할 수 있어서 기상 상황과 무관하게 인공강우가 가능해졌다.
인공 강우가 다른 재해를 불러일으킬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인공강우로 인해 국지적으로 폭우가 내릴 수 있고 번개가 그치지 않아 항공기 운행에 차지를 빚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구름씨로 쓴 화학물질이 환경과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 인공 강우를 시행한 곳 주변 지역에 예상치 못한 가뭄·폭우 등 자연재해가 일어난 것이 인공 강우의 부작용일 가능성이 있다.
기상 현상은 지구의 열·에너지가 골고루 순환하는 과정이다. 날씨를 조작하면 지구 전체의 균형이 깨질 수가 있다. 기술을 더 고도화하고 지혜롭게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
인공강우 시스템은 드론과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함께 발전하는 엄청난 기술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중국의 인공강우는 겨울철 시베리아 고기압의 이상발달이나 여름철 강수대의 급격한 증폭 등 동북아 지역에 크고 작은 기상 왜곡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