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력 300MW 이하의 소형 원자로와 초소형 원자로는 중대형 원자로의 문제를 해결해서 에너지 안보와 우주 경쟁의 게임체인저라는 평을 받고 있다. 신재생 그린 에너지를 개발하는 가운데 논란의 원자력 발전이 재점화되고 있다.
1. 소형 원자로 국제 경쟁과 에너지 안보용 최강 초소형 원자로MMR
국제정치로 인해 에너지가 무기화되고 있다. 원자로는 대형(출력 1000MW급), 중형(출력 300~1000MV), 소형(출력 300MW 이하)과 초소형(출력 100MW 이하)이 있다.
소형 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는 기존의 대형 원자로나 중형 원자로의 치명적인 문제인 안전문제와 핵폐기물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고 관리가 쉽다는 평이다.
소형 원자로는 중대형 원자로보다 건설비가 적게 들고 공기 냉각을 차단할 수 있어 내륙에 설치할 수 있는 등 범용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예상된다.
에너지 안보차원의 추가 수요까지 예상되어 소형 원자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기술강국들이 각축전이다.
소형 원자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최근에는 더 작은 초소형 원자로가 재조명받고 있다. 초소형 원자로(MMR, Micro Modular Reactor)는 100MV 이하의 출력을 내는 원자로이다.
초소형 원자로는 소형 원자로보다 더 많은 이점이 있다고 평가한다. 더 작고 더 가벼워 트럭 기차 배 등 일상적인 운송 수단으로도 운반 가능하다.
범용성 측면에서 더욱 낫다. 산간지역이나 남극 등의 극한지나 자주 옮겨야 하는 전쟁터 등에는 소형 원자로조차 설치하기 힘든다. 이때 초소형 원자로가 제격이다.
MMR은 연료 교체 기간이 다른 원자로보다 2~5배 길어서 5~10년이다. 유지보수 비용도 훨씬 줄어든다. 주로 사용처 인근에 설치되기 때문에 다른 원자로보다 송전 비용이 적게 든다.
MMR의 개발 속도가 SMR보다 더 빠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올 만큼 MMR의 기술적 가능성이 낙관적이다.
2. 미국의 우주탐사용 초소형 원자로와 미국 군용 민간용 MMR 개발 활발
초소형 원자로는 우주선에 실어 보낼 수 있을 만큼 작고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초소형 원자로의 이점은 원자로의 냉각재로 사용되는 물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핵에너지 발전 시에 원자로가 가열된다. 가열된 원자로가 터지지 않기 위해 냉각하려면 엄청난 물이 필요해서 지금까지 원자력 발전소는 강가나 해안가에 위치한다.
기존의 중대형 원자로는 강제로 순환되는 냉각방식이다. 이와 달라 초소형 원자로는 구조적으로 단순해 생산, 유지와 보수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미국 항공우주국은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와 함께 초소형 원자로 킬로파워의 기초 기술 테스트에 2018년 성공했다. 킬로파워는 2015년부터 연구 시작한 우주용 원자로이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핵안보청 NNSA의 관리하에 NASA·웨스팅하우스·BWX테크놀로지스와 록히드마틴 등의 민간 기업들이 함께 킬로파워를 연구하고 있다.
킬로파워는 히트 파이프(Heat Pipe) 형 원자로이다. 지름 11cm, 높이 25cm 수준의 노심을 장착하고 한번 연료를 넣으면 최대 15년 동안 1~10 K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히트 파이프형 원자로는 별도의 순환 장치나 중력의 도움 없이 원자로 노심의 열을 전기 발생 장치로 전달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무중력이나 중력이 낮은 우주 공간에서도 열 전도가 잘 되어 우주용 원자로에 적합하다는 평이다.
나사는 킬로파워의 기술을 기반으로 초소형 원자로를 2028년까지 달에 설치할 계획이다. 초소형 원자로는 중력을 고려한 안전 시스템 없이도 안전하게 작동한다.
우주 탐사선의 기존 동력원이 가진 사용시간 제약이나 출력 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달 탐사선이나 화성 탐사용 로봇의 전원은 태양광 패널이다.
그러나 밤이나 겨울에 사용할 수없다. 방사성동위원소 열전지(RTG)는 발전량이 불충분하다. 이러한 이유로 우주 탐사용 로켓으로 운반해 달이나 화성 등의 우주 탐사 기지에도 설치할 수 있는 1MV 이하급의 MMR은 우주형 원자로라고 부른다.
1 950년대부터 미국 국방부는 소형 원자로 SMR을 사용했고 2010년대에 들어서 고등연구계획국(DARPA)을 중심으로 초소형 원자로 MMR 개발을 추진했다.
한동안 개발 계획이 중단되었다가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 미 국방부는 원전 기업인 웨스팅하우스·BMX·테크놀로지스·엑스에너지와 함께 프로젝트 펠레(Project PELE)를 하고 있다.
최종 개발 목표는 수명 3년 이상, 무게 40톤대, 출력 1~5MV 수준의 초소형 원자로이다. 이 신형 초소형 원자로는 전 세계 어느 전쟁터에서도 설치·사용할 수 있도록 트럭과 C-17 수송기나 배로 운반할 수 있다.
3일 이내에 설치가 가능하고 7일 이내 해체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미 국방부의 계획으로는 2024년 말까지 원자로의 가동·수송·설치 등의 기본 테스트가 완료된다.
미국은 다양한 민간용 초소형 원자로 개발도 진행 중이다. 킬로파워의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웨스팅하우스는 당시 실증된 기술을 바탕으로 히트파이프 방식의 MMR인 ‘이빈치’를 개발하고 있다.
드빈치는 트레일러, 기차, 배 등의 일반적인 운송 수단으로 수송해 현장에서 간단히 조립해 설치할 수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2023년까지 드빈치(DeVinci)의 기초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2025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미국의 아이다호 국립연구소도 ‘MMR 응용연구와 검증’을 줄여 이름 붙인 마블 MARVEL을 개발하고 있다. 목표는 컨테이너에 실을 수 있을 정도로 작고 저렴한 초소형 원자로를 개발해서 연간 수백 개씩 생산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는 소규모 지역 사회용 청정에너지 전력의 핵심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아이다호 국립연구소는 2023년까지 미국 최초의 시제품을 만들 계획이다.
이 밖에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도 킬로파워의 기술을 바탕을 한 2MV급의 MMR 메가파워 연구를 추진하고 있고, 오클로·제너럴 아토믹스 등의 민간 기업들도 MMR을 개발하고 있다.
3. 한국 원자력연구원의 초소형 원자로
한국 원자력연구원도 한국형 발사체에 탑재할 수 있는 가벼운 우주 탐사용 초소형 원자로 ‘열전도관 원자로HPR’을 개발하고 있다. MMR은 출력 1kW급, 지름 3m, 높이 5m, 무게 1.2톤이고 원자로 노심의 크기는 대형 참치 캔과 비슷한 지름 30cm, 높이 30cm 수준이고 수명은 최대 10년이다.
원자력발전에서 나오는 방사능 폐기물은 전 세계적으로 아직 뾰족한 처리기술이 없다. 시멘트에 섞어 밀폐해서 지하에 묻어 놓았다가 바다로 방류한다. 초소형 원자로에서 나오는 방사능 폐기물도 더 진보된 처리기술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중대형 원자로는 발전과정에서 원자로가 가열되어 냉각장치가 고장 나면 방사능 누출로 위험하다. 중대형 원자로의 문제를 초소형 원자로가 상당히 극복해서 에너지 안보도 확보되고 우주 경쟁의 게임체인저라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