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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너구리

호주 오리너구리 지돔 지도가 보여주는 새와 사람의 연결고리

오리너구리는 조류, 파충류, 포유류의 특징을 다 가진 생명체이다. 유전적으로는 조류의 특성도 있고 파충류에 더 근접한 포유류다. 포유류지만 알을 낳고 젖을 먹인다. 새와 사람의 연결고리로 볼 수 있는 오리너구리 지놈 지도가 완성됐다.

1. 1798년 호주에서 최초 오리너구리 발견

1798년, 영국인 해군장교 존 헌터 John Hunter가 호주에서 오리너구리라는 특이한 동물을 발견하고 표본을 런던 자연사박물관에 보냈다. 오리너구리는 온몸이 방수가 잘 되는 털로 뒤덮여 있고 주둥이가 오리처럼 생겼으며 물갈퀴가 있고 하천에서 산다.

​ 실제 유전적으로는 조류의 특성도 있고 파충류에 더 근접한 포유류이다. 오리의 부리, 비버의 꼬리, 수달의 발을 가진 우스꽝스러운 외모에 알을 낳는 생태 특성까지 겹쳐 위조된 동물로 여겼다. 

오리너구리. mozaWeb

  서구 박물학자들은 살아 있는 오리너구리를 확인하기 전까지, 1799년 학계에 기증된 오리너구리의 표본을 가리켜 다른 여러 동물들의 부위를 뒤섞어 조작해 놓은 가짜 표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외모가 마치 오리와 비버, 수달을 합쳐놓은 모습인데 실제로도 유전형질이 뒤섞여 있음이 밝혀졌다. 오리 너구리(duck-billed platypus, platypus)는 기이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창조론, 진화론, 환생론. 이런 저런 ‘론, 견해, 주장’이 있구나 하며 일단은 귀기울여 본다. 절대적인 건 없나보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그저 열어 놓는다. 철석같이 믿어 오던 것들이 사실 여러 번 뒤집어졌다. 그것이 또 뒤집어질 수도 있으니 유연하고 볼일이다. 

2. 포유류지만 알을 낳고 젖을 먹이는 오리너구리

포유류지만 새끼를 낳는 대신 알을 낳는다. 한국의 신화에 알에서 태어난 박 혁거세가 떠오른다. 그의 어머니가 알을 낳았다. 젖꼭지가 없어 새끼들은 어미 몸의 복부쪽에서 땀처럼 흘러나오는 젖을 핥아먹는다. 

 심지어 포유류에서는 매우 드물게도 신경 독성 물질 독샘을 뒷발에 지니고 있다. 수컷만 독샘이 있다.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는 X, Y 두 개의 성염색체를 가진 반면 오리너구리는 10개의 성 염색체를 가진 유일한 동물이다. 

 오리너구리의 성염색체 구조는 오리너구리가 속한 포유류보다 ZW 염색체를 가지는 닭과 같은 조류와 더 닮았다. 이빨도 특이하다. 새끼 오리너구리는 위턱에 소구치 1개와 어금니 2개, 아래턱에 어금니 3개, 도합 치아 6개가 관찰된다.

이빨은 보통 독립하기 전에 빠지며, 대신 케라틴으로 이루어진 판이 올라온다. 이 판은 먹이를 붙잡거나 으깨는 데 사용하며, 치아의 역할을 대신한다. 유아때 있던 이빨이 빠지고 넙적한 통판이 올라오는 오리너구리의 이빨 진화이다. 

 주둥이는 딱딱하지 않고 물렁하다. 주둥이 끄트머리에 두 콧구멍이 있고, 눈과 귀는 홈이 패인 듯 움푹 들어가 있다. 그런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오리너구리가 헤엄을 칠 때는 물이 새지 않도록 이 부분을 쉽게 여닫을 수 있다. 

 기분이 언짢을 때 낮고 떨리는 울음소리를 내며, 개체들끼리 여러 가지 음성 신호를 통해서 의사소통을 한다. 체온은 평균32도이다. 가시두더지와 함께 지구 위에 둘밖에 없는 단공류(생식과 배설을 위한 구멍이 단 한개) 동물인 오리너구리가 어떻게 새와 포유류 중간 형질을 띠게 됐는지를 밝힐 중요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3. 오리너구리 게놈 지도가 보여주는 조류·파충류·포유류 유전자

 덴마크 코펜하겐대 생물학과 교수 등 국제연구진은 7일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린 논문에서 오리너구리의 유전체(게놈) 지도를 작성했다. 이번 연구에서 오리너구리는 현생 포유류가 등장하기 수백만 년 전에 살았던 고대 포유류 집단에 속해 포유류와 조류, 파충류를 섞어놓은 듯한 유전자를 지녔음이 드러났다.

 유전체 염기서열에 그 비밀이 들어있었다. 알의 노른자를 만드는 데는 비탈로제닌 유전자 3개가 필요하다. 알을 낳아 번식하는 닭이나 태생을 하는 사람이나 이 유전자 3개를 모두 간직한다. 

 그러나 닭과 달리 사람은 비탈로제닌 유전자가 모두 불활성이다. 대신 사람에게는 젖의 주요 성분인 카세인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 오리너구리는 비탈로제닌 유전자 3개 가운데 기능을 발휘하는 1개와 함께 카세인 유전자도 보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이 동물이 낳은 알은 비교적 짧은 10일 만에 부화하는데(닭은 21일) 알에서 깬 새끼에 젖을 먹여 기른다. 게다가 젖빨이동물(포유류)의 가장 큰 특징인 젖꼭지가 없어 젖을 피부에 난 구멍에서 땀처럼 분비해 배의 홈을 통해 새끼에게 먹인다.

 오리너구리가 포유류인 것은 맞지만 유전적으로는 포유류, 조류, 파충류가 뒤섞여 있다. 주둥이는 미세한 전기를 감지하는 센서로 덮여있어 이를 이용해 어두운 펄 속에서 곤충과 연체동물 등을 잡아먹는다. 

 이 동물은 포유류 옛 조상이 당시의 환경에 적응해 성공적으로 살아남은 독특한 형질을 간직하고 있다. 오리너구리는 새처럼 오줌과 똥의 배설, 생식을 하나의 같은 구멍을 통해 하기 때문에 단공류( 구멍이 단 하나)란 이름이 붙었다. 

젖샘과 털이 있고 귓속에 3개의 뼈를 갖춘 것은 포유류의 전형적 특징이다. 오리너구리는 왜 진수류(eutherian眞獸, 태반류) 포유류들이 알을 낳는 동물이 아니라 새끼를 낳는 동물이 됐는지와 포유류와 조류 사이의 진화적 연결고리라 할 만하다. 

 설명을 듣고도 여전히 신기하다. 유전자 지도 genome map는 획기적이고 개척해 나갈 분야이다. 사람이 소가 되었다가 개가 되었다가 새가 되었다고 말하는 환생론은 뜬금없이 들리지만 이렇게 오리너구리를 통해서 새와 사람의 유전적 연결고리를 이해하면 좀더 그럴싸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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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창조론도 진화론도 환생론도 완전한 설명체계는 아니다. 어쩌면 모든 논이 다 완벽한 체계인데 내 머리가 짧아서 못 알아 듣는 걸 수도 있다. 

진화론도 오리너구리의 존재와 지놈 지도 완성으로 인해 더 그럴싸해 졌다. 물고기에서 조류로 그리고 사람까지의 진화를 중간중간 공통 특징이 있는 유전자를 통해 설명하면 좀더 수긍하게 된다. 오리너구리는 알을 낳고 젖을 먹여 키운다. 포유류와 조류 사이의 진화적 연결고리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