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한번이라도 분출한 화산은 언젠가 분출한다는 게 정설이다. 화산재 미세먼지, 용암 흐름과 용암 폭탄은 매우 위험하다. 역사상 가장 큰 생명의 멸종은 화산분출로 일어났으며, 지구 전역에서 일어나는 화산 분출이 지구상의 생명 95%를 대멸종 시켰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과거의 재해를 2세대가 지나면 잊어버리고 살아간다. 자연재해는 그것을 잊을 때쯤 또 찾아온다. 특히 화산은 대분화가 일어나기 전에 오랜 기간 조용해서 더 그렇다.
1. 한국의 화산
특이 우리나라 백두산에도 적용이 된다. 지구역사 중 지난 2000년 동안 지구 최대 규모의 피해를 입힌 화산이 두 곳이 있다. 기타 무수히 많지만. 그중 한곳이 백두산이다.
백두산, 울릉도, 제주도는 명백한 활화산으로 분류된다. 모두 1만 년 이내에 분출 기록이 있으며, 지열이 높다. 지질학적인 관점에서, 세 화산 중 어느 것이 당장 오늘 폭발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뜻이다.
세 화산의 분출 양상이나 특성도 서로 다를 것이 분명한데, 한국의 경우 지질학에 대한 지원이 무척 적고 관심이 낮아서 외국에서 보기엔 이상할 정도로 해당 화산에 대한 연구나 모니터링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울릉도는 세 화산 중에 ‘그나마’ 화산 분출 경력이 가장 오래됐다. 제주도의 경우 분출 특성상 섬의 그 어떤 곳에서 화산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
2. 러시아 캄차카 반도 클류쳅스카야 화산
해발고도 4750m로 유라시아 대륙에서 가장 높은 활화산이다. 해마다 고도가 계속 바뀔 정도로 활동이 왕성한 이 화산은 이달 초(2021년 3월)부터 또다시 화산 활동을 재개했다.
펄펄 끓는 활화산의 솟구치는 ‘용암 폭탄(화산탄)’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등산객 때문에 러시아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3월 18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RT는 위험을 무릅쓰고 활화산 등반에 나서는 관광객이 늘자 비상사태부가 직접 경고에 나섰다.
용암 흐름 그 자체만으로 위험하지만, 뜨거운 용암이 눈이나 얼음과 접촉해 폭발을 일으켜 만드는 ‘용암 폭탄’은 더우기 매우 위험하다. 지만 폭발 장소나 시기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또 지역 내 모든 여행사에 활화산 투어 금지령을 내렸다. 그럼에도 강행한 사람들이 오십여명 된다. 이들의 인생 버킷리스트에 화산가까이서 사진 한컷이 있나보다. 한 관광객은 ‘눈과 만나 얼어붙은 용암 조각은 거대하고 뾰족하며, 깨지기 쉽다.
발 밑에는 많은 양의 용암이 흐른다’며 환호했다. 인생샷 건지려다 영정사진이 될까 조마조마하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고온용 안전장구가 어떤 건지도 모르고 대충 스키복 입은 모습으로 보인다.
내 눈이 잘못 본 것이길. 포항 제철소용 방열복이라도 권하고 싶다. 하지 말라고 못하게 하면 인간들은 더한다니까~! 모험정신이 투철한 사람들, 특히 백인들은 화산지질학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사고사를 감안하고 감행하나보다.
3. 유럽 최대 에트나 분화와 아이스란드 화산
에트나산은 이탈리아 현지시간으로 2021년 2월 16일 16:10부터 분화를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현지시간 2021년 2월 18일 아침 일찍 다시 격렬하게 용암과 화산재를 내뿜었다. 이 화산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고 대피령을 기다리고 있다.
에트나산은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섬 동쪽에 있는 활화산이다. 시칠라아는 지중해에 있는 최대의 섬이다. 에트나산은 3330m 유럽 최대의 활화산이다.
워낙 화산활동이 활발해서 그 높이는 자주 바뀌는 편이다. 그럼에도 에트나산 주변은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최근 이 지역의 인구가 3배 늘었다고 하니 안전불감증인가.
볼케이노 디스커버리 포털 사이트에 보면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에서 3곳이 화산이 활동하고 있다. 남부 나폴리 옆에 캄피플레그레이 화산 (Campi Flegrei Volcano) 이 불안정한 상태이며, 스트롬볼리 화산 (Stromboli Volcano) 분화하고 있고, 그리고 에트나 화산 (Etna Volcano)이 있다.
캄피플레그레이 화산은 과거 엄청난 화산 분화를 일으킨 슈퍼 볼케이노 (Super Volcano)이다. 이 슈퍼볼케이노로 4만 년 전 초서대 화산 분화로 유럽의 네안데르탈인이 전멸되다시피했다.
화산하면 아이스란드를 빼놓을 수가 없다. 아이슬란드는 불과 얼음의 땅답게 꽁꽁언 빙하와 날씨가 한편을 이루어 이 땅의 화산은 전쟁을 하는 것 같다. 수도 레이캬비크 인근에서 이달 19일(2021년 3월 19일 )화산이 분출했다.
아이슬란드 기상청에 따르면 레이캬비크에서 남서쪽으로 30㎞ 떨어진 레이캬네스 반도의 파그라달스피아 (Fagradalsfjall) 지역에서 500미터에서 700미터 높이의 화산이 분출하기 시작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지난 3주간 4만번이 넘는 지진이 발생했다. 여기 사는 모두가 차를 타고 이동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만큼 화산과 지진이 심하구먼.
아이슬란드는 대서양 중앙 해령 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많은 활화산과 휴화산들이 있다. (약 130여 개나 된다!) 이 나라는 사실상 두 개의 지각판, 유라시아판과 북아메리카판 사이에 있기 때문에 섬 전체를 통틀어 30개의 활화산이 있다.
2010년에 폭발해서 유럽에 항공 대란을 일으켰던 에이야피야틀라외쿠틀(Eyjafjallajökull) 화산이 벌써 11년 전의 일이다. 화산폭발로 화산재와 연기로 하얗게 뒤덮인 하늘에 항공기 운행이 전면 중단되어 공항에 발이 묶였던 사람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과거에 있었던 아이슬란드의 가장 큰 화산분출과 비교하면 이 정도는 말 그대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단다. 에이야피야틀라외쿠틀은 아이슬란드 남쪽에 있는데,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위험한 화산인 카틀라(Katla) 옆에 있다.
4. 화산분출과 대멸종
역사상 가장 큰 생명의 멸종은 화산분출로 일어났으며, 지구 전역에서 일어나는 화산 분출이 지구상의 생명 95%를 멸종시켰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지구에서는 크게 다섯 번에 걸쳐 커다란 생명이 멸종하는 대재앙이 일어났다. 이 중 2억2500만 년 전의 멸종은 광범위하게 일어났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것을 ‘대죽음’(the Great Dying)이라고 불러왔다.
지구 생명체의 95%나 멸종한 것은 화산 폭발이 수십만 년 동안 지속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멸종을 불러온 화산 폭발은 현재 러시아 중부의 ‘시베리아 트랩’ (Siberian Traps)이라고 하는 광범위한 화산지대에서 발생했다.
화산이 산봉우리에서 분출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시베리아 트랩을 비롯해서 많은 화산은 평평한 땅의 틈새에서 분출한다. 화산이 폭발하면 대기 중에 수은이 급격히 증가한다. 수은은 지구 역사상 주요 화산 활동 조사의 새로운 지표가 되었다.
시베리아 트랩의 화산 분출은 대기 중에 엄청난 양의 온실 가스를 날려 보내서 당시 지구의 온도를 10도 올렸다. 과학자들은 화산폭발에 이은 지구 온난화가 대량 살상의 가장 큰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산성비가 물을 오염시키면서 바다의 산성도를 높였다. 더 따듯해진 물에는 산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더 많은 죽음을 불러왔을 것이다.
화산 분류에 의하면 활화산은 현재도 분출하는 화산이고 현재 전세계에 800여 개가 있다. 휴화산은 현재 분화를 중지하고 잠들어 있지만 또 다시 분화할 가능성이 있는 화산이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 휴화산이 갑자기 분화하거나 사화산이 분화하는 등 예측 외의 사태가 일어나며 그 기준이 명확해지지 않고 있다. 그 예로 파푸아의 라민톤 화산은 사화산으로 취급되었지만 1951년 갑자기 분화하여 3,000명의 인명피해를 내었다.
사화산이란 장차 분화할 가능성이 없는 화산, 또는 문헌에 분화기록이 없는 화산이다. 또한 분화기록은 없지만 지형의 변화, 방사성 연대측정으로 최근까지 활동했고 장래에도 활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화산이다.
분화기록이 없을 경우 사화산이라고 하는 경우가 있지만 본질적으로 휴화산과 별다른 차이는 없다. 분화기록이 없어 사화산이라 되어 있던 화산이 분화한 예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멕시콘의 ‘엘 치촌 화산’ 이다. 꺼진 화산도 다시보자.
5. 대표적인 활화산
세인트 헬렌스 화산: 미국 워싱턴 주 및 케스케이드 산맥에 위치한 화산으로 1980년 폭발로 유명하며, 2004년 말부터 2008년까지도 활동하여 그 지역 사람들의 간이 콩알만해졌다.
레이니어 산: 높이 4,392m의 케스케이드 산맥 및 미국 워싱턴 주 최고봉이다. 150년전에 폭발했고, 1963년에는 수증기 폭발을 일으켜서 산사태를 일으켰다. 지금도 미국 내 위험한 화산 3위에 올라있다.
아담스 산: 세인트 헬렌스 옆에 위치한 화산으로 워싱턴 주에서 레이니어 산 다음으로 높다.
후드 산: 높이 3,429m로 미국 오레곤 주 최고봉이다.
세자매 산: 미국 오레곤 주 및 케스케이드 산맥에 위치한 화산지대. 이름 그대로 노스 시스터(North Sister), 미들 시스터(Middle Sister), 사우스 시스터(South Sister) 이렇게 3개의 화산으로 이루어졌다.
크레이터 레이크: 과거에는 이곳에 마자마 화산이 있었는데, 6,600년전 폭발로 산 자체가 날아가 버리고 지금과 같은 칼데라호가 생겼다. 백두산보다 약간 더 크다.
샤스타 산: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에 위치한 높이 4,322m의 화산. 미국내 위험한 화산 5위에 올라있다.
래슨 봉: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해있고, 1915년에 폭발한 적이 있다.
사화산이라도 언제든 다시 분출할 수 있다. 화산재로 인한 미세먼지, 용암 흐름 그 자체만으로 위험하지만, 뜨거운 용암이 눈이나 얼음과 접촉해 폭발을 일으켜 만드는 ‘용암 폭탄’은 매우 위험하다.
과학자들과 환경운동가들이 깊은 우려를 하고 있다. 역사상 가장 큰 생명의 멸종은 화산분출로 일어났으며, 지구 전역에서 일어나는 화산 분출이 지구상의 생명 95%를 멸종시켰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